정사대전 1. 창세록 (1) In the Beginning

나의 나된것은/Article 2008/09/10 19:57

0. 들어가며

1. 창세록

  1. In the Beginning
  2. 인간의 시대
  3. 신의 아들


    제 1 부 창세록

(1) In the Beginning

태초에는 아무것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때 하느린(절대자)은 세계를 창조하기로 마음먹었다. 땅을 만들고 하늘을 만들고, 태양과 달과 별을 만들고 온갖 식물과 동물을 만들었다. 하느린의 오른팔 격이었던 다르안은 하느린에게 물었다.

“저것들은 그저 성쇠를 거듭하는 존재일 뿐입니다. 헌데 저들을 만들어 무엇에 쓰시려고 그러십니까.”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짤막히 대답한 하느린은 곧바로 다음 작업에 들어갔다. 우주로 나아가는 신성과 영성을 지닌 정신을 만들고 다시 그 정신을 아주 약하디 약한 육신을 만들어 그 속에 넣었다. 그 모습이 썩 마음에 들었다.

“이제 너희는 험난한 생을 살 것이다. 네 영혼은 하늘로 오르려 할 것이나 네 가련한 육체가 너희를 붙들 것이요, 네 영혼이 진리를 꿈꾸듯이 네 육신 또한 집착과 욕망 속에서 허우적 거릴 것이다. 하지만 고통이 너희를 사로잡더라도 너희는 그 다음에 찾아올 기쁨을 알 것이며 절망이 너희 앞을 가로막더라도 너희는 희망이 있음을 느낄 수 있으니 나가서 이 땅과 이 하늘과 이 세상을 마음껏 누비며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라. 항상 내가 너희들을 지켜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알겠느냐?”

순간 주위는 당황한 천사들로 웅성거렸다. 다르안이 다시 나서서 하느린께 말했다.

“하느린이시여, 저희들은 단 한번도 당신의 뜻을 거역하거나 의심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 인간이라는 것들을 만드신 뜻에 대해서는 저희들 모두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저 인간들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는 지성을 부여하시고 또 한없이 쇠약한 육신을 부여하신 이유는 또 무엇입니까? 어찌하여 당신의 피조물에게 고통을 주시려하십니까? 저들은 이제 당신이 주신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매우 힘든 삶을 사랑가야 합니다. 당신이 비록 기쁨과 희망을 주셨으나 미천한 저들에게는 그건 그들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마취약에 불과합니다. 그건 그들의 고통을 더 연장시킬 뿐입니다. 그들을 왜 저 끝없는 고통속에 밀어 넣으시려고 합니까? 부디 깊이 헤아리시어 미천하고 아둔한 저희들에게 가르침을 주시고 그리하여 저희의 당혹감을 없애주시기 바랍니다.”

하느린은 분노했다.

“서푼어치도 안되는 지혜를 그대는 너무 자랑하는구나. 그대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대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내가 이미 알게 했을 터, 그대는 너무 오만하구나. 그대는 아무 이유도 없이 내가 저들을 고통 속에 빠트린 것이라 생각하는가? 오로지 그들을 괴롭게 하기 위해 저들을 만들은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대는 나를 너무 업수이 여기는구나.”

다르안은 하느린의 진노에 타격을 입고 뒤로 나동그라졌다

“전능하신 하느린이시여. 부디 노여움을 거두소서. 저는 단지 궁금하였을 뿐입니다.”

“그대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그대가 알고 있는 것. 더 이상 무엇을 알고자 하느냐. 정 듣고 싶다면 한가지만 말해주겠다. 내가 그들을 만든 이유는 바로 내가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되었느냐. 이 정도도 너무 지나치다. 더 이상은 알려고 하지 말거라. 그리고 다르안, 그대는 좀 더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고 그래서 자신의 분수를 항상 잊지 않도록 하라.”

다르안은 기가 막혔다.

“하느린이시어. 방금 사랑이라고 하셨습니까. 하느린께서는 저들을 고통 속에 가두시고는 사랑이라 하셨습니까. 그게 사랑이라는 것입니까. 저들을 부질 없는 희망과 찰나의 쾌락으로 마비시킨채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든 당신에게 세세토록 경배하고 찬양케 하시고는, 그리고는 사랑이라고 하셨나이까.”

“다르안!”

‘쾅’하는 엄청난 굉음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다르안은 전처럼 밀려나지 않았다. 엄청난 힘의 소용돌이 앞에서 다르안은 우뚝 버티고 서서 하느린을 마주보았다.

“다르안. 네가!”

“결정을 거두어 주십시오.”

“뭐라! 지금 내게 대적하고 있는겐가?”

“결정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대가 뭘 안다고 이러느냐!”

“그렇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미천한 존재입니다. 저는 하느린의 사랑이 이처럼 가혹한 줄은 몰랐습니다. 하느린께서 이처럼 냉정한지도 몰랐습니다. 허나 이것만은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저들이 불쌍하다는 것을, 그리고 하느린의 처사가 너무 잔인하다는 것을!”

“다르안!”

“어서 결정을 거두십시오!”

“너는 대체 어쩌겠다는게냐?”

“그러지 못하시겠다면...”

다르안의 손에서 붉은 빛이 번쩍였다.

“제가 그들을 해방시키겠습니다.”

붉은 빛은 계속 다르안의 손 끝에서 머무르다 갑자기 하느린에게로 쏜살같이 뻗어나갔다.

“다르안, 미쳤느냐?”

순간 하느린의 몸에서 밝은 빛이 번쩍하더니 날아오던 다르안의 붉은 빛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직 끝나지 않았소!”

다르안의 몸이 순식간에 무수히 많은 작은 다르안으로 나뉘어졌다. 각각의 다르안들은 사방으로 퍼지더니 현란하게 움직이며 하느린을 향해 육박해 들어갔다.

“제법이구나.”

갑자기 하느린으로부터 은은한 파장이 계속해서 뻗어져 나왔다. 그 겹겹의 파장은 하느린의 주위를 감싸며 하느린에게로 돌진하는 작은 다르안들을 하나씩 없애나갔다. 파장에 닿은 다르안은 제각기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흰색 거품으로 변해 사라져갔다. 수백개의 다르안들이 소멸되고 이제 겨우 여남은 개밖에 남지 않았을 때 하느린을 감사던 파장은 하나의 큰 원으로 변하더니 그대로 다르안을 쓸어나갔다. ‘크윽!’ 하는 비명소리가 들렸고, 다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뿌연 안개가 주위를 가득 메웠다.

안개가 걷히고 나자 그 자리에는 온 몸이 망신창이가 된 다르안이 파리해진 얼굴로 서 있었다.

“놀랍구나. 다른 천사같았으면 벌써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터, 나의 힘을 오직 너의 의지력 하나로 견디어 내다니.”

다르안은 어두운 눈빛으로 하느린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녕...... 그들을 해방시키려 하느냐?”

“그건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오.”

하느린은 낮게 웃었다.

“한번 대적했다고 그대는 너무 무례해진 것이 아닌가?”

다르안은 여전히 하느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좋다. 그대의 뜻이 정 그렇다면 내 곁을 떠나라. 내 곁을 떠나 멀리 가서 한번 그대의 뜻을 이루도록 해보거라. 그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말이야.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그대도 나의 뜻을 알게될 터이니.”

“알겠소.”

다르안은 고개를 끄덕인 후 세상으로 내려갔다.

하느린은 아직도 주위에 황망히 서 있는 천사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대들은 들으라. 다르안은 이제 내 곁을 떠나갔다. 그대들은 더 이상 그의 이름을 언급치 말며 그에 대해 기억하지도 말아라. 그는 나의 적이니 그를 추모하는자 또한 나의 적이 될 것이다. 모두들 이 말을 깊이 명심하여 행하는데 있어 조금도 소홀치 말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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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쫓겨난 다르안은 인간들을 통해 반역을 꾀하는데....

2008/09/10 19:57 2008/09/1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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