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구제사역 후기

일상이야기 2006/12/26 17:19

구제 救濟 (구원할 구, 건널 제)
[명사] 자연적인 재해나 사회적인 피해를 당하여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줌.

크리스마스때 구제사역을 갔습니다. 사실 1년에 이때에만 구제사역을 간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지만... 예수님을 믿고 난 뒤, 5번의 구제사역을 경험한 끝에, 평상시에도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보면, 1년에 하루라도 이런 경험을 계속 쌓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양에 있는 사랑의 집에 갔습니다. 뇌졸중, 치매, 관절염 등으로 정신과 육체가 조금씩 불편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곳입니다.
쌀 7푸대와 내복, 각종 먹을거리들을 싣고 안양으로 갔습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글을 쓰지만 저도 역시 호위호식에 배때기에기름이 흐르는 인간이라 마음속에 부담감이 꽤 있었습니다. 편하게 사무실에 앉아 온라인으로 돈을 보내기만 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말그대로 몸으로 때우는 봉사를 해야하는 상황인거죠.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빌립보서 2장 5~9)

'아버지, 제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이분들을 바라보는 제 속에 예수님의 마음을 품을 수 있게 하여 주세요.'

언제나 그렇듯이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수 섞여있는 집단은 늘상 우왕좌왕 하며 단체행동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팀역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2시 45분이 되어서야 안양에 도착하게되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한참 전부터 기다리고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들..너무 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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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전, 간단한 정신교육(?) 중>

간단하게 들고온 쌀과 음식들을 정리하고 과자를 준비한 후,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이에 섞여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레크레이션을 했습니다.

옆자리에 앉아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천진난만하고 선한 눈빛을 보는 순간, 난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다.

구제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인데, 과연 진정으로 구제가 필요했던 사람은 혹시 우리들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그분들보다 가진 것이 넘치도록 많고, 그분들보다 더 똑똑하며 건강한데,
우리는 우리가 가진 그것들을 가지고 무엇을 위해 쓰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어설픈 레크레이션에도 너무 기뻐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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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크레이션 이후 각자 옆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건강상태를 묻고 아프신 부위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갑자기 내 옆에 지독한 관절염으로 온몸을 오그리고 계신 할아버지가 내 팔을 잡아당기시며

당신의 팔꿈치를 가리키시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팔꿈치가 아프세요?" 하고 여쭈자,
굉장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어....아파."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나보고 기도해달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시는 것이었습니다..

전 그 분의 간절한 눈빛을 감히 마주보지 못했습니다.
달아나고만 싶었지요.

그 할아버지는 마치 내가 기도를 해주기만 하면 모든 고통이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저를 바라보고 계신데

저는 그만한 믿음조차 없어서 허둥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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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한 그 할아버지>


2천년 전에 예수님의 제자들에겐 경제적인 부요함은 없었지만, 예수님의 이름이 갖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가로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하고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니 발과 발목이 곧 힘을 얻고
뛰어 서서 걸으며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미하니
(사도행전 3장 6~8)

나에겐...
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있는가...?

나에겐...
은과 금은 넘쳐나는데....

예수님의 제자라며.....예수님의 제자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 믿음조차 없는 저는 그냥 그 할아버지의 팔꿈치를 붙잡고 울기만 했습니다.

주님, 용서해주세요. 주님..
제가 믿음이 연약하여 이 할아버지의 고통을 조금도 낫게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주님.....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이 할아버지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해주세요...

시간은 너무도 금방 흘러 우리는 어느덧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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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념촬영.

그분들을 보며....혹시 하나님이 우리를 구제시키려고 우리를 그곳을 인도하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다시 환락과 유흥이 넘치는 거리를 지나가면서..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천원이면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아이들인데, 그 돈이 없어서 굶어죽어가는 아이들...

외로움속에서 질병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토지보상금이네 뭐네 하면서 몇조의 돈이 풀리고, 종부세네 뭐네 하면서 엄청난 세금이 거둬들여지는 세상이지만,

이들에게 주어질 몫은 없나봅니다..

역시 나라도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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